연습은 공연 약 한 달 전부터 주 4회 약 3~4시간씩 진행되었습니다. (월요일 18:00~22:30, 화요일 18:00~22:30, 금요일 13:00~17:30, 토요일 10:00~14:00) 8월 19일, 23일, 25일 청소년 오픈 워크숍이 진행되었으며, 연습은 워크숍 이전에 시간을 앞당기거나 대체하였습니다. 연습 참관 중 조연출인 저의 업무는 연습 시작 전 마킹, 소품 배치 등이었으며, 연습 진행 중에는 장면 녹화, 피드백 내용 기록, 장면 만들기 의견 제시 등에 참여하였습니다.
본격적인 공연 연습에 앞서 연습 1,2회차에 연출, 드라마터그, 작가와 함께 대본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연습 1회차
1. 공연 소개 및 자기소개
2. 팀 약속문 정하기
3. 아이스브레이킹: 공간 물건 소개하기
4. 아이스브레이킹: 계란 펑
5. 대본 워크숍: 첫인상 키워드
6. 대본 워크숍: 베리의 편지
7. 활동 소감 나누기
연습 2회차
1. 1차 워크숍 복기
2.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아이디 정하기
3. 워밍업: 의자 뺏기와 피감자 놀이
4. 대본 워크숍: 재이 가방 만들기 - 재이의 가방에는 무엇이 있을까?
5. 대본 워크숍: 윤비 랩 워크숍 - 토요 미식회
6. 대본 워크숍: 하진이 가출 조작단
7. 대본 워크숍: 지완의 가출 지도 그리기
8. 활동 소감 나누기
연습 2회차에는 참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제 기억에 남는 활동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A. 팀 약속문 작성
프로젝트 먼데난리는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아래와 같은 팀 약속문을 정하였습니다.
< 꼭 가출해야 돼? > 약속문
1. 호칭은 이름(성 제외, 님 제외), 존댓말 사용
2. 지각은 성대모사 스무 고개, 연습 마무리 10-15분 지키기
3. 전원 마스크 사용이 원칙, 미착용 시 대안 (페이스 쉴드 등) 마련
4. 중요한 논의는 공적 자리에서
5. 세이프 워드 "무엄하다" - > 피드백 "앗차(이마짚)"
미투 운동 이후로 한국 연극계는 위계형 폭력을 지양하는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한국공연예술자치규약 KTS (https://kts-wg.com/)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전에 참여한 공연에서 기획을 맡으면서 이와 유사한 팀 규칙을 제정하였습니다. A4용지 2장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서 너무 많은 양의 텍스트는 오히려 기억하기 어려워 올바른 방향으로 공연 제작이 진행되는지 제작 과정 당시에 인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연습 과정에서 해당 사안이 잘 지켜졌는지 돌이켜보자면, 제 평가는 '보통'입니다. 특히 2번 시간 관련 규칙은 한 달이라는 촉박한 연습 시간 때문에 팀원들끼리 자체적으로 마무리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항상 집에 가는 길이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 밖에도 3번, 4번, 5번 모두 '잘' 지켜졌는지 의문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공연 기간에 임박해서 기획 PD님이 페이스 쉴드 주문하신 걸로 아는데, 페이스 쉴드 특성상 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연 제작 과정 중 공연 참여 인원 스스로 해당 사안이 지켜지는지 파악 가능하다는 점에서 < 꼭 가출해야 돼? >의 팀 약속문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B. 공간 물건 소개하기
워크숍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 하나를 뽑자면 단연코 '공간 물건 소개하기'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먼저 이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해당 활동은 연출과 조연출인 제가 2017년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에서 진행한 '청소년 17인'의 예술 교육 1회차 때 진행한 '자신의 물건 소개하기' 활동을 기반으로 우리만의 방식으로 변화시켜 구성하였습니다.
1. 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워크숍 시작하기 전 워크숍 참여자 대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과 관련된 물건 1개 (공간은 실체가 없어도 되지만, 물건은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를 공지하였습니다.
2. 그리고 물건의 주인은 아무도 몰라야 합니다.
저는 첫인사를 하기도 전에 참여자들이 가져온 물건을 모아 종이백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3. 이야기는 무드와 함께 해야 합니다.
이 활동을 하기 전 워크숍 진행자들은 연습실을 재배치하였습니다. 암막 커튼으로 빛을 가리고, 연출의 멋진 무드등 그리고 따뜻한 음악을 배경으로 모아둔 물건을 임의로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약간은 까다로운 조건들과 함께합니다.
조건 1.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자리를 선택하여 그 자리에 있는 물건을 마치 자신의 물건인 것 마냥 물건에 얽힌 공간에 대한 이야기하기.
조건 2. 그 이야기는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
4. 서로가 모두 한 번 이상 만나 보았다면 물건의 주인을 밝힙니다.
물건을 한자리에 모아 두고 참여자들은 물건들을 둘러앉습니다. 그리고 한 명씩 나와서 진짜 자신의 물건을 밝히고 그 물건과 연관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워낙 급박하게 진행된 연습이었기 때문에 이 워크숍도 구체적인 약속 없이 당일 즉흥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심지어 연출과 제가 기억하고 있는 이 활동이 다른 점이 많아 원활한 시작을 못해 가장 아쉬운 활동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참여자들 모두 즐겁게 이야기를 나눠주어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빨리 알아갔고 다른 작업보다 더 친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C. 테이블 작업
< 꼭 가출해야 돼? >는 짧은 연습 기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동안 테이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테이블 작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드라마터그와 연출의 글을 한 번씩 낭독하고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아카이빙 하기에 마땅한 곳을 찾을 수 없어 이 장소에 남겨두려고 합니다.
차례로 연출의 글과 드라마터그의 글 입니다.